최근에 나는 새벽에 집을 나서서,
근처 24시간 영업을 하는 카페를 찾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글을 쓰는 일이 잦아졌다.
처음에는 집에서 원고가 잘 써지지 않아서 시작한 것이지만
요즈음에는 그런 것보다는 <사람 구경>을 하는 재미에 빠진 듯하다.
아마도 홍대라는 동네의 특성 때문인지도 모르지만
자정을 훨씬 넘긴 새벽에도 이 근방은 여전히 활기가 넘쳐난다.
그것은, 시내 중심가의 유흥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.
보다 생동감이 넘친다고 하면 이상한 표현이 될까?
아니 그것보다는 아주 다양한 <얼굴>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.
작가는 어떤 글을 쓰든 그 중심에는 반드시 <사람>이 있다.
그런 면에서 <사람 구경>은 내게 아주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.
나는 늘 앉는 자리에서 카페를 오가는 사람들의 <얼굴>을 본다.
그들의 얼굴에는 <희. 노. 애. 락>이 담겨있다.
나는 그 안에서 다양한 드라마를 본다. 사연을 본다. 삶을 본다.
개중에는 내가 이미 겪어봤던 삶도 있고,
나와는 전혀 다른 <이야기>도 보게 된다(이쪽이 훨씬 많지만).
때로는 내가 잊고 있던 [기억]을 끄집어내는 얼굴도 만나게 된다.
이런 경험들은 매우 소중하다.
나는 그 <얼굴>들을 보여주는 사람들에게 맘속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.
그리고 이런 이유 때문에,
지금 이 시간에도 나는 새벽 나들이를 나왔다.
늘 앉는 자리에서 내 앞을 오가는 사람들의 <얼굴>을 감상한다.
오늘은 또, 어떤 <이야기>를 내게 보여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.
이제와 새삼 깨닫지만, 세상은 내게 아주 큰 <스승>이다.